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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sn Rouse  Nashville

 

 

 

수록곡

 

01. It's the Nighttime (4:04)

02. Winter in the Hamptons (3:08)

03. Streetlights (4:24)

04. Carolina  Rouse (3:30)

05. Middle School Frown (3:23)

06. My Love Has Gone  Rouse (4:18)

07. Saturday (4:22)

08. Sad Eyes (4:48)

09. Why Won't You Tell Me What (3:49)

10. Life (3:46)

11. Directions (bonus track, Korea only) (3:26)

12. Love Vibration (bonus track, Korea only) (4:51)

 

 

 

 

개요

 

- ‘제2의 엘리엇 스미스’로 불리는 명 싱어 송라이터  조시 라우즈의 새 음반

 

- 보다 행복하고 위트가 넘치는 엘리엇 스미스의 뉴 버전' - Rolling Stone(★★★★)

 

- 카테고리의 영역을 벗어나 힘차게 비상하는 위대한 팝송들' - Q 매거진(★★★★☆)

 

- 그의 최고 명반 [1972]와 비등한 완성도를 뽐내는 올해의 앨범' - NME(★★★★)

 

- 첫 싱글 'Winter in Hamptons' 영국 다운로딩 차트 10위권 진입!

 

- 영국 인디 차트 당당 1위를 비롯, 세계 각국 차트의 상위권에 안착하며 다시 한번 인기의 화염을 내뿜고 있는, 조시 라우즈의 세련되고 예민한 감수성이 빛을 발하는 올해 최고의 팝 기대작!

 

-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 삽입된 대표곡 'Directions'를 포함한 두 곡의 보너스 트랙 수록! (Korea Only)

 

- 앨범 구입 고객에게 조시 라우즈가 소속된 레이블 라이코디스크(Rykodisc) 샘플러를 증정! (Korea Only)

해설

스스로의 기록을 경신한 성실함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에게 최고작은 곧 데뷔작인 경우가 많다. 아마추어 시절에 닦은 기량을 한 번에 쏟아낸 후, 스타덤에 오르고는 곧 교만에 빠져 서포모어 징크스에 빠져버리는 일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봐왔던가. 물론 반대되는 경우도 많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데뷔작으로 음악계에 입문했으나 와신상담과 피나는 노력, 그도 아니라면 어떤 결정적인 인연 탓에 내부에 숨어있던 재능을 빛내는 경우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는 남는다. 거장이 아닌 다음에야 누구나 흥망성쇠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법. 천재는 단 3번째 시합에, 노력의 화신은 20여 번째 시합에서 비로소 세계 챔피언을 거머쥘 수도 있지만 일단 챔피언이 되면 더 이상 올라갈 곳 없이 끊임없는 자기 자신과의 투쟁을 거쳐야 간신히 본전치기라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뮤지션도 마찬가지다. 데뷔작이든 그 후 앨범이든 일단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을 때 그 순간은 기쁘다. 하지만 문제는 그 후다. 차기작이 지난 앨범과 유사한 방식을 택하면 답습이요, 다른 방식을 택하면 변절이라는 말을 듣기 일쑤다. 어느 쪽이든 완벽하게 해내야 비로소 ‘그들은 여전히 그대로다’ 또는 ‘놀라운 변신이다’라는 찬사를 받을 수 있지 않던가. 5번째 앨범 [Nashville]로 뒤늦게 우리에게 소개되는 조시 라우즈(Josh Rouse)도 그런 고민에 시달렸을지 모른다. 2003년 내놓았던 [1972]가 ‘얼트 컨트리와 기타 팝, 디스코와 포크를 차분하게 결합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들었으니 말이다.

 

사실 객관적인 상황만 생각해보면 [Nashville]이 [1972]를 능가하는 수작이 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본국인 미국이 아닌 영국시장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받으며 한 때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가 본국에서 누렸던 대접을 받았던 조시 라우즈였다. 그럼 뭐하나. 모름지기 가화만사성이라 했거늘, 데뷔 이래 가장 큰 성공을 누린 그에게 부인은 이혼을 선언한 것이다. 어쩌면 네브라스카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 유타, 조지아, 아리조나 등 햇볕 좋고 날씨 좋은 땅만 돌아다니면서 청소년기를 보냈던 그에게는 가장 큰 인생의 시련이었을지도 몰랐다. 일찍이 스미스를 비롯한 1980년대 영국 기타 팝에 경도되어 뮤지션을 꿈꾸던 그 날에는 결코 예언하지 못했던.

 

아무리 살기 좋은 곳만 돌아다니더라도 정착하지 못하는 소년이란 대부분 의기소침하기 마련이다. 친구들과는 사귈 만 하면 이별이요, 놀만하면 떠나야했다. 그런 조시 라우즈에게 어딜 가나 떠나지 않는 친구는 음악밖에 없었다. 허나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부터 뱅글스(Bangles)에 이르는 당시의 팝/록 스타들은 그의 소심한 내면을 달래주기에는 너무 강했던 모양이다. 대신 그 역할을 해준 건 영국 뮤지션들이었다. 펑크 이후 뉴 웨이브가 점령하다시피 한 영국 음악 신의 언저리에서 누구도 무시 못 할 영향력을 과시하며 한 세대의 음악이 되어 버린 기타 팝 밴드들 말이다.

 

조시 라우즈는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스미스(The Smiths)와 큐어(The Cure)를 꼽는다. 그들은 기타가 단지 보컬 멜로디 밑에서 코드를 연주하는 게 아니라 보컬과는 또 다른 멜로디를 흘려내며 풍부한 감성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입증했던 밴드다. 또한 밝은 멜로디 속에 지독한 우울의 아이러니를 펼치며 현재까지도 흔들리지 않는 기타 팝의 공식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런 음악을 들으며 자란 조시 라우즈는 삼촌에게 기타 연주법을 배웠고 18살 때 처음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초기 작업은 어쿠스틱 기타를 기반으로 종종 딜레이라던가 신시사이저로 공간감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작업이 쌓이니 앨범을 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게 당연했다. 이 곳 저 곳에 데모 테이프를 보냈고 명 인디 레이블 [라이코디스크](Rykodisc)가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1998년의 일이었다.

 

조시 라우즈의 데뷔 앨범인 [Dressed Up Like Nebraska]는 딱 20대 초반의 앨범처럼 들린다. 첫 곡 'Suburban Sweetheart‘에서 셔플리듬과 결합한 기타 스트로크에 ’Shut Up And Listen'이라 씹어뱉는 그의 목소리는 단순한 팝 아티스트가 아닌 포크 록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정체성을 진작부터 보여주는 트랙이었다. 총 10곡의 수록곡들은 스트레이트한 기타 팝, 포크 록 사운드에 경도되어온 그의 음악적 배경과 비전을 알리는 출사표가 됐다. 무엇보다도 사춘기소년의 일기장을 그대로 읽는 듯한 진솔한 가사는 그를 종종 엘리엇 스미스와 비교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조시 라우즈와 엘리엇 스미스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가지는 것은 사실이다. 고향인 미국보다는 영국 음악에 훨씬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엘리엇 스미스가 비틀스의 열렬한 팬이며 사운드 프로듀싱 측면에서도 비틀스의 그것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빌려왔음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성장기의 어두운 경험들을 가사에 녹여낸다는 점, 솔로 뮤지션임에도 불구하고 ‘밴드적’인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듣고 있듯, 둘의 음악은 엄연히 다르다. 엘리엇 스미스가 잘 쓰이지 않는 코드들을 다양하게 사용해서 익숙함에서 조금씩 어긋나는 곡 진행을 들려주는 데 반해 조시 라우즈는 코드 진행보다는 여러 장르의 문법을 지혜롭게 차용함으로써 변별력을 얻는다. 또한 엘리엇 스미스의 소리가 날이 서있어 멜랑콜리의 극단을 찔렀다면 조시 라우즈의 그것은 고막을 편안하게 감싼다. 이는 어쩔 수 없이 그가 태어나고 자란 네브라스카가 컨트리에 강한 고장인 탓이겠지만.

 

이렇듯 조시 라우즈가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완벽하게 확립한 앨범이 바로 2003년의 [1972]였다. 그는 이 앨범에 기존의 친(親) 포크적 기조를 유지한 채 스탠다드 팝에서 디스코, 심지어 컨트리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리듬과 편곡을 도입했다. 여기에는 [1972] 이전 석 장의 앨범에서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양질의 음악을 만든 조시 라우즈의 성실함 뿐만 아니라 이 앨범에 이어 [Nashville]에서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브래드 존스(Brad Jones)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었다. 아무튼, [1972]로 조시 라우즈는 퍼니스 브라더스(The Pernice Brothers), 채퍼퀴딕 스카이라인(Chappaquiddick Skyline) 등의 수많은 프로젝트를 이끌며 미국 인디 록의 중요한 인물로 자리 잡고 있는 조 퍼니스(Joe Pernice)와 동등한 평가를 받게 됐다. 다만 조 퍼니스가 각각의 프로젝트에서 각각 다른 음악을 추구한다면 조시 라우즈는 한 장의 앨범에서 그 모든 걸 시도한다. 그게 조시 라우즈와 조 퍼니스의 차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이혼이 찾아왔다. 충격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조시 라우지는 평생을 살아온 네브라스카주 내시빌을 떠나 스페인으로 날아갔다. [Nashville]의 대부분을 완성한 상태에서. 하지만 앨범은 어둡지 않다. 적어도 사운드 상으로는. 아마 [Nashville]은 조시 라우즈의 가장 뛰어난 앨범일 뿐만 아니라, 가장 밝은 앨범으로 평가될 것이다. [1972]가 다양한 장르를 벌여놓은 좌판이라면 조시 라우즈와 브래드 존스 컴비는 다시 기타 팝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그에게 명예를 안겨다 준 그 실험을 무위로 돌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 발랄한 업 비트 ‘It’s The Night Time‘에서 ‘Life’에 이르기까지 [1972]의 성공적 실험은 군데군데 녹아들어 앨범을 풍요롭게 한다. 선택과 집중, 조시 라우즈는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을 선택하고 그 동안 쌓아온 풍요한 결과를 그 곳에 집중시킨 것이다. 무기가 많다 하여 그것을 총동원하는 게 반드시 지혜로운 전술은 아닌 법이다. 이것이야말로 [Nashville]을 [1972]를 뛰어넘는 수작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전술이다.

 

앨범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희로애락의 거센 풍파가 몰려오지도 않고 걷잡을 수 없는 센티멘탈의 나락으로 빠지지도 않는다. 대신 적당한 범위 내에서 긴장과 이완을 오가고 적재적소에 딱 필요한 만큼의 음향을 첨가하며 조시 라우즈는 한 음, 한 박자씩 감정을 쌓아나간다. 이제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또한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어느 단계에 오른 그에게 앨범 타이틀인 [Nashville]은 떠나야할 고향에 대한 마지막 회고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앨범의 가사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그의 자서전처럼 들린다.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군데군데 애수도 박혀있고 때로는 기쁘다고 웃기만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점철된 우리의 일상이 담겨 있는 어떤 뮤지션의 자화상 말이다.

 

조시 라우즈가, 혹은 지금의 인디 팝 뮤지션들이 음악을 빌려 이야기하는 삶이란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맞닿아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의 시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약동의 에너지가 부재한 세상에서 비록 계파는 다를지언정 조시 라우즈, 데미언 라이스(Damien Rice), 아이언 & 와인(Iron & Wine) 같은 재야의 고수들은 혼탁한 메인스트림의 질서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있다. 대신 그들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낼 미래의 뮤지션들에게 옛 음악을 동시대에 효과적으로 전하는 법을 전한다. 아울러 삶이란 언제나 지켜볼만하며 노래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임을 묵묵히, 성실하게 이야기한다. 따라서 [Nashville]은 이제 스페인에서 더 많은 노래를 만들게 될 조시 라우즈의 새로운 음악적 방향타다. 그리고 미국의 인디 음악계는 90년대 중반 이후 쌓아오고 있는 걸작의 성에 봉헌될 또 한 장의 벽돌을 얻었다. 이 흐름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아마도, 분명히.

 

김작가 (대중음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