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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시오 파커의 신나는 펑크 레슨
신나고, 경쾌하고, 또 힘이
느껴진다. 메이시오 파커의 음악을 들으며 누구나 이런 문장들을 쉽게 떠올리지 않을까? 그만큼 그의 음악에는 그루브한 리듬과 펑키한 감각들로 철철
넘쳐나고 있다. 1943년생이니 벌써 환갑을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은 늙을 줄 모른다. 지칠 줄 모른다. 마치 너털웃음을 지으며 넌지시
“너희들, 인생은 지금부터야, 날 봐!”하는 것만 같다. 그러고 보면 그의 말도 틀린 것 같지 않은데 [Made By Maceo]에 이어 2년
만에 발표되는 새 앨범 [School's In]은 이것을 톡톡히 일깨워주고 있다. 다시 한번 그의 색소폰은 펑크(Funk)를 재료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자, 펑크 큰 형님께서 돌아오셨다!
Maceo's FunkOlogy
넉넉하고 인자한 이 옆집 ‘Uncle’같은 메이시오 파커 형님은 1943년 미국 노스 캐롤리나 킹스톤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들은 교회에서 가스펠을 곧잘
부를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던 사람들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8살이 되던 해 메이시오는 자연스럽게 색소폰을 접하게 되고 곧이어 파커가(家)의 다른
두 형제들, 멜빈 파커, 켈리스 파커도 각각 드럼과 트롬본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때 형님들의 우상은 데이빗 뉴만(David
"Fathead" Newman), 행크 크로포드(Hank Crawford), 캐논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ey), 킹 커티스(King Curtis)로 당시 재즈계에서 한 힘 하던 분들이었더랬다. 결국 파커가(家) 형제들은 ‘Junior
Blue Notes’라는 그룹을 결성하게 되고 곧 동네 나이트 클럽을 왔다리 갔다리 할 정도로 인정받게 된다.
그린스보로에 있는 A &
T College에 입학한 후에도 메이시오, 멜빈 형제의 클럽활동은 이어졌다. 그리고 이때 메이시오 파커는 자신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제임스 브라운을
만나게 되는데 어느 날 우연히 멜빈 파커가 드럼을 치고 있던 클럽에 제임스가 들리게 된 것이다. 제임스는 멜빈의 드럼 연주에 탄복하게 되고 그에게
자신의 밴드에 들어올 것을 제안하게 된다. 물론 제임스의 이 한 마디에 멜빈 파커가 껌뻑 죽었으리라는 것은 머 말 안 해도 다 알 것이다. 아쉽게도
때마침 메이시오 파커는 다른 동네로 출장연주를 갔었기에 이날 현장에 없었다. 하지만 의리 깊은 멜빈은 제임스에게 자신의 형제 메이시오를 소개하게
되고 그 역시 우여곡절 끝에 제임스 브라운 밴드의 멤버가 된다. 당시 제임스 브라운 밴드에는 바리톤 색소포니스트가 필요할 때였고 메이시오는 일단
바리톤 색소포니스트로 처음 활동을 시작한다. 64년부터 메이시오는 제임스 브라운 밴드에서 바리톤은 물론 테너, 알토 색소폰 그리고 플룻까지 섭렵하며
호방한 블로윙으로 주목 받게 된다.
이렇게 제임스 브라운 밴드에 재적하며 메이시오는 소울과 펑크적
감각을 익히게 되고 70년대 부치 콜린스(Bootsy Collins), 조지 클린튼(George Clinton)의
펑카델릭(Funkadelic), 팔리아먼트(Parliament) 같은 강력한 펑크 전문가들과 만나면서 더욱 무르익게 된다. 80년대 들어서면서
그의 활동 폭은 점점 넓어지게 되는데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키스 리차드(Keith Richards), 제인스 어딕션(Jane's Addiction), 데이브 매튜스
밴드(Dave Matthews Band), 프린스(Prince), 애니 디프랑코(Ani DiFranco) 등과의 활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형님의 모습이 떡하니 그려지고도 남으리라. 이러던 중 발표된 메이시오의 [Roots Revisited]는 1990년 빌보드
재즈 차트에서 무려 10주간 머무르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뒤이어 발표된 [Mo' Roots], [Life on Planet Groove]도 한
펑크 하는 메이시오 파커의 연주에 모두들 자지러지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때 메이시오는 래리 골딩스(Larry Goldings), 데이빗 샌본(David
Sanborn), 캔디 덜퍼(Candy Dulfer), 데이브 코즈(Dave Koz), 필 업처치(Phil Upchurch), 돈 풀렌(Don
Pullen)같은 재즈 뮤지션들과 연주하기도 했다. 그리고 “메이시오 파커의 음악은 98%의 펑크와 2%의 재즈로 만들어졌다”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으로, 이 문장은 이제 그의 음악을 대변하는 절대적인 수식으로 굳어져 버렸다.
신나는 메이시오 파커의 "Funk Lesson"
자신의 투어 밴드와 함께 스튜디오에 모여 라이브 하듯이 녹음한 [Made By Maceo]에 이어 약 2년 만에 발표되는 [School's In]은 생동감 넘치는 리듬 섹션과 짜릿한 혼
섹션 그리고 메이시오 파커의 아찔한 알토 색소폰 연주를 만끽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앨범은 esc에서 BMH레이블로 이적하고 발표하는 첫
음반이기도 한데 이것이 메이시오 파커의 음악에 다른 변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펑크와 재즈라는 그의 음악의 본질은 내내 한결같았기 때문이다. 본
작에도 이 방정식은 유효하다. 전작에서 트롬본 연주와 혼 어레인징을 맡았던 그렉 보이어, 트럼페터 론 툴리, 기타리스트 브루노 스파이트, 베이시스트
로드니 “스킷” 커티스, 드러머 자말 토마스와 역시 [Made By Maceo]에서 깜짝 출연하여 유려한 래핑을 들려줬던 메이시오의 아들, 코리
파커와 캔디 덜퍼도 본작에 다시 참여하고 있다. 색소포니스트 페터 베니거와 오르간과 키보드를 맡고 있는 모리스 헤이스는 이번 앨범을 통해 마세오와
처음 호흡하는 뮤지션들로, 특히 건반 연주는 물론 몇 곡에 프로듀싱과 편곡을 맡고 있는 모리스의 활약이 대단히 돋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School's In]은 몇 가지 면에서 아주 특별하면서 흥미를 자극한다.
일단 앨범 자켓 커버의 사진과 타이틀들 유심히 보길 바란다. 앨범명에
걸맞게 악보가 그려진 칠판이 있고 그 앞에 메이시오는 손가락을 들어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이해시키려는 것 같다. 마치 클리닉이나 레슨과 관련된
표지 같다. 앨범에 수록된 곡명들도 재미있다. 대략 학교 수업 시간을 방불케 하는 제목들인데, ‘Basic Funk : 101’는 기초 펑크
: 101, ‘What You Know About Funk?’는 너희가 펑크에 대해 무엇을 아느냐?, ‘Speed Reading’은 속독, ‘Arts
& Crafts’는 예술과 기술, ‘Advanced Funk’는 중급 펑크로 풀이가 가능할 듯 싶다. 그리고 기초부터 이해가 필요하다는
듯한 잭슨 5의 노래로 유명한 ‘ABC’와, ‘선생님과 가르치다’라는 단어가 들어간 ‘Song For My Teacher’ ‘I'm Gonna
Teach You’같은 곡도 [School's In]이라는 타이틀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새 앨범은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의 전공을
살려 펑크 레슨(Funk Lesson)을 하는 메이시오 파커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앨범의 ‘학교’란 ‘Funk
School'인 셈이다. 그의 이 특별 강의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 지루하게 듣는 수업과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다. 아예 자리 깔고 춤이라도 추고
노래라도 따라 불러야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시종일관 이어지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를 제목으로 한 ‘To Be Or
Nor To Be'부터 수업은 벌써 열광의 도가니탕이다. 모두들 리드미컬한 기타와 건반, 정교한 드러밍과 호쾌한 혼 섹션에 녹아들게 된다. 뒤이은
‘Basic Funk : 101’은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되나 ‘What You Know About Funk?’에서는 그루브 실린 코리 파커의 랩에
다시 어깨를 들썩이게 된다. 이곡의 중간에는 어릴 적 곧잘 흥얼거렸던 동요 ‘똑같아요’ 혹은 ‘ABC동요’의 익숙한 멜로디가 등장하여 친근함을
더하고 있다. 다분히 재지한 느낌의 ’Song For My Teacher'는 감미롭고 달콤한 메이시오 파커의 알토 색소폰이 수업 분위기를 한층
보드랍게 하고 있다. 제목처럼 빠른 전개를 보이며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드는 ‘Speed Reading’은 절묘한 밴드 플레이를 만끽 할 수 있는
아주 스피디한 트랙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메이시오의 색소폰 연주는 곡이 막판으로 치달아도 개의치 않고 계속 힘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What
A Wonderfaul World’는 메이시오 파커와 캔디 덜퍼가 나란히 노래하고 알토 색소폰도 사이좋게 연주한 곡이다. 마치 어깨동무를 하고
서로를 보며 빙긋 웃는 이들의 노래 장면이 그려질 정도로 정겨운 리듬과 익숙한 멜로디가 수업 분위기를 더 화기애애하게 달구고 있다. 미드 템포로
차분하게 연주되는 ‘Arts & Crafts’는 모리스의 피아노와 그렉 보이어의 트롬본이 전면에 나서는 곡이며 모리스의 화려한 오르간 인트로로
시작되는 ‘Advanced Funk’에서는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가 연상될 정도로 고음에서 빽빽거리는 론 툴리의 뮤트 트럼펫이
단연 압권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날 강의는 메이시오가 노래와 색소폰 연주를 함께한 ‘I'm Gonna Teach You'로 끝이 나는데 이곡은
그의 ’펑크 평생 교육‘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곡이다.
시끌벅적하며 정신없이 펑크의 무아지경에 빠져들게 했던 이전 앨범들과 달리 [School's
In]은 보다 짜임새가 느껴진다. 더욱 견고하고 세련되게 다듬어진 '메이시오 파커표 펑크'는 본작을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몇몇
멤버가 바뀌었지만 이전보다 더 탄탄하며 두터운 밴드의 연주도 너무나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메이시오 파커 선생님의 펑크에 관한 아낌없는 지도편달이
쭈욱~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선생님, 건강하세요!”
글/ 강대원(음악창고 재즈 컨텐츠 기자)
P.S :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 메이시오 파커의 내한공연이 성사될 조짐이 보인다. 무대에서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그와 밴드의 모습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잘 되어서
꼭 메이시오 파커가 직접 공연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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